홍콩 택시, 버스 이용시 주의할 점 _ 상황1, 2

홍콩 버스 이용시 주의할 점, 홍콩 택시 이용시 주의할 점_ 얼마 전, 홍콩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겪은 상황을 토대로 홍콩 택시, 버스 이용시 주의할 점 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홍콩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나라 자체가 넓지 않고(홍콩 자체가 거의 서울 느낌?) 대중 교통이 무척 잘 되어있어 자유여행을 가더라도 이동하기가 수월합니다. 이전 여행에서도 수월하게 다녀서 별 걱정없이 여행을 떠났는데요.

이번 여행에서 버스와 택시 이용시 아찔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을지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일단 내 여행 수준을 알려드리면
해외여행 경험 다수 / 홍콩 여행경험 있고요 / 영어 기본적인 소통 가능 / 중국어 니하오마, 이얼싼쓰만 아는정도 입니다.

상황 1. 버스를 잘못 탔다. 설마 중국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홍콩 버스 이용시 주의할 점

프린스에드워드역에서 몽콕역까지 나단로드가 있습니다. 쇼핑몰과 야시장, 볼거리들이 대로변을 중심으로 몰려있는 곳이었는데요. 전철을 타고 프린스에드워드역에서 몽콕역까지 걸어갔습니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지 않아서 친구와 버스를 타고 침사추이역쪽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저녁으로 침사추이 쪽에서 딤섬(저녁으로 먹은 딤섬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클릭 – 침사추이역 로그예딤섬)을 먹고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볼 예정이었어요. 시간이 2시쯤이었는데 두 시간 정도 여유있었습니다.

홍콩 버스

전날은 홍콩섬에서 하루종일 트램과 버스, 전철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구글맵을 참조하니 쉽더라고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구글맵만 켜면 버스 번호도 나오고 도착 예정 시간도 나오고 소요 시간도 나와서요. 구룡반도는 홍콩섬과 다르게 트램은 없고 전철과 버스만 있었습니다. 친구가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계단을 내려가지 않으려고 구글맵을 켜고 버스 노선을 찾았습니다.

침사추이역까지는 4정거장 정도여서 버스로 10분이 안 걸리는 거리였어요. 구글맵에서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버스 탑승장으로 갔어요. 홍콩은 서울처럼 버스정류장이 길 양쪽에 있는곳도 있고 가운데 있는 곳도 있어요. 버스 번호와 방향을 잘 보고 타면 되는데요. 저희는 방향을 헷갈려 반대 방향 버스를 타게 됩니다. 버스비가 홍콩섬에서 탔을때보다 비싸서 의아했는데 무심히 넘겼던 것이 잘못이었을까요.

홍콩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늘 구글 지도를 켜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요. 내가 탄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요. 이날도 버스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으로 구글맵을 켰어요. 침사추이역까지 10분이 안 걸리는 거리인데 우리가 탄 버스는 침사추이에서 자꾸 멀어지는 거에요. 그러다 프린스에드워드 역 근처임을 알게됩니다. 아예 반대방향인 거죠.

상황 판단이 빨랐다면 좋았을 텐데. 친구의 “이 쪽으로 돌아서 다시 가는거 아냐?”하는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망설이면서 계속 구글맵을 보는 사이 버스는 우리가 가려는 방향과 점점 멀어져갑니다. “다음 정거장에서 무조건 내리자”하고 결심하는 사이 버스는 고속도로같은 구간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구글맵을 아무리 보아도 차가 설 만한 곳이 안 보이고 외곽으로 갑니다. 우리가 탄 버스는 시외버스였던 걸까요.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자리에서 무언가를 먹기 시작합니다. 버스가 금방 서지는 않을것이 확실해졌습니다. 버스가 외곽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북쪽으로 달리자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중국으로 가는 버스는 아니겠지. 며칠 전 갈곳을 검색하다가 당일 투어로 심천에 다녀오는 코스가 있던 것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비자가 없는데. 여행 경험이 많은데도 아무것도 모르니까 겁이 납니다. 설상 가상으로 로밍한 데이터를 거의 다 써서 와이파이도 무척 느립니다.

버스가 30분 넘게 산길을 달리는 중입니다. 친구와 저는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나마 두 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산길이 어느정도 끝나고 멀리 도시가 보였습니다. 구글맵을 보니 다행히 아직 홍콩인것 같습니다. 제발 저기서 시내로 빠져라. 고속도로를 벗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내릴 수 없습니다.

거의 한시간 가까이를 달려서 멀리 정류장이 보입니다. 무조건 내려야합니다. 벨을 누르고 일단 내렸습니다. 내린 곳에서 좌우로 살펴보니 메리어트 호텔이 보였습니다. 호텔을 향해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긴장이 풀리고 버스를 오래 탄 탓에 화장실이 무척 급했거든요.

호텔 화장실에 들러 급한볼일을 해결하니 온 몸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중국으로 가지 않고 아직 홍콩임에 감사했습니다. 호텔 와이파이를 이용해 검색해보니 도보 10분거리에 시먼역이라는 전철역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침사추이 이스트 역으로 가는 노선이었습니다. 전철을 타고 무사히 침사추이로 돌아왔습니다. 40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한국처럼 순환버스인지 짐작하지말고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내리자 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홍콩섬은 트램과 버스, 전철이 자주있고 바로 갈아타면되지만 침사추이에서는 더욱 유의해야합니다.

상황 2. 택시가 반대 방향으로 간다, 영어도 못 알아 듣는다

홍콩 택시 이용시 주의할 점

홍콩 택시

여행 마지막 날, 8시에 스타의 거리에서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고 페리를 타고 완차이 페리 터미널로 이동한 후 호텔에서 캐리어를 픽업해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00:30이었기에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무사히 라이트 쇼를 보고 페리에 탑승해 8시 50분쯤 완차이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문제는 완차이 페리 터미널에서 우리가 가야할 완차이 88호텔(숙박 후기가 궁금하시다면 클릭)로 가는 버스나 트램을 타는 정류장이 없었다는 것인데요. 완차이 페리 터미널에서 완차이88호텔까지는 도보로 대략 15분 미만의 거리였습니다.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죠.

문제는 친구의 다리가 너무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발목이 좋지 않은데다 하루종일 걸어서 많이 힘들어했어요. 걸어서 가나 택시를 타나 비슷한 시간이었지만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택시가 없습니다. 게다가 저는 홍콩 택시가 영어가 안통한다는것을 알고있었기때문에 탈 생각도 없었고…어떻게 타는지 공부하지도 않았어요. 친구도 그렇고요.

거리를 가로지르고 뛰어다니다 택시가 몰려있는 승강장을 찾게됩니다. 호텔까지 도보로 10분, 택시로 6분이 걸리는 거리였어요. 그래도 다리가 아프니까 일단 타기로 합니다. 첫번째 택시에 갔습니다. 완차이88호텔이라고 말하자 중국어로 뭐라뭐라합니다. 가까워서 안 간다는것 같기도 하고 방향이 달라서 안간다는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 안 간다니까 다음 택시로 이동합니다.

완차이 88호텔이라고 말하자 첫번째 택시와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너무 가까운 거리라 안가는 건가 하는 생각과 서서히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힘드니까 꾀를 내어봅니다. 그럼 우리를 태우고 호텔에서 우리 캐리어를 픽업한 다음 공항으로 가 달라고 말합니다. 영어로요. 갑자기 택시기사가 알아들었는지 오케이오케이 하면서 타라고 합니다. 알아들은거 맞냐니까 큰 소리로 컴,컴 외치면서 타라고합니다. 역시 너무 가까운 거리여서 안가려다가 공항까지 가면 돈이 되니까 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친구와 나는 다행이라고 택시 뒷좌석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구글맵을 켰는데. 어라 택시가 우리 호텔 반대방향으로 갑니다. 다급히 not this way를 외쳤지만 택시 기사는 오케이오케이 만 외치고 계속 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반대 방향이라서 돌아서 가야 하나 봐’.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돌아가도 6분이면 갈 거리인데 택시는 자꾸만 호텔에서 멀어집니다. stop을 외치는 순간 택시는 외곽 도로에 올라탔습니다. 세울 수도 내릴 수도 없습니다.

홍콩 택시

택시 기사가 길을 알기를, 돌아가는 길이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구글맵은 우리가 탄 택시가 점점 홍콩섬 동쪽으로 이동중이라고 알려줍니다. 호텔 방향도, 공항 방향도 아니었습니다. 거의 30분 가량을 달려 겨우 시내에 다시 진입했을 때, 다시 stop을 외쳤습니다. 택시기사는 차를 세우고 자기 휴대폰에 뭐라뭐라 말을 합니다. 우리는 그곳이 어디인지 모르는데다 빨리 공항으로 가야했기에 택시시가사 얼른 호텔 위치 파악을 하기를 바랐지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택시에서 내려 지나가는 젊은 현지인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우리가 가야하는 호텔 이름을 말하고, 택시기사에게 중국어로 설명해달라고요. 젊은 현지인이 와서 중국어로 설명을 해주는데 기사는 아는것처럼 대답합니다. 젊은 현지인은 자리를 떠났는데 택시 기사는 계속 자신의 네비게이션을 만집니다. 아마도 호텔이 어디인지 못 알아들은 것 같습니다.

구글맵으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니 걸어서 5분 거리에 전철역이 있었습니다. 택시기사에게 여기서 내리겠다고 말하고 내립니다. 택시비는 70HKD를 넘어있었습니다. 택시 기사가 양심은 있는지 택시비를 안 받겠다고 합니다. 우리가 내린 전철역은 North Point역으로 교통체증 때문에 택시로 30분 넘게 왔는데 전철로는 4정거장이었습니다. 전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가 캐리어를 픽업하고 호텔 프런트에 요청해 부른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아찔한 하루였습니다. 다시는 홍콩 택시를 타지 말자고 다짐도 했습니다. 홍콩 택시는 영어를 아예 못 알아 듣고 전철역이나 호텔 이름조차 못 알아듣더군요. 못 알아들어도 오케이, 오케이합니다. 홍콩에서 택시 탈 일이 있다면 꼭 호텔 프론트에서 정확한 목적지를 말하고 부르거나 목적지의 주소를 중국어로 캡쳐나 프린트 해 가길 추천합니다. 중국어를 잘 하신다면 필요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