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 오일장 (4, 9일) & 고트빈 카페

서석 오일장과 시장 안에 위치한 고트빈 카페 방문 후기입니다. 오일장은 닷새마다 열리는 장이다. 어릴적에는 매월 5일에 열리는 줄 알았다. 5일에 열리는 곳도 있지만 5일마다 열린다고 해서 오일장이다. 이를테면 매월 뒷자리 기준 4일과 9일, 5일과 10일, 1일과 6일에 열리는 것이다. 지난 주말 강원도 아버집에 방문했다. 마침 서석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어서 들렀다.

작지만 알찬 서석 오일장

서석 오일장

서석오일장은 매월 4와 9로 끝나는 날에 열린다. 서석은 면 소재지이기에 상설시장이 따로 없다.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메인 도로 뒷쪽 공터에 장이 열린다. 지나가다 일정이 맞는 날에는 꼭 들러서 먹거리를 사곤했다.

오일장이라고 해도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다. 현지에서 나고 자란 채소와 과일, 특산품을 싸게 살 수 있다. 추가로 옷이나 양말, 이불같은 생필품과 핫도그, 순대, 호떡 등 먹거리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메인도로 양 옆에 눈치껏 주차하면 된다. 빈 자리가 없다면 앞으로 쭉 가면 된다. 거리 자체가 짧아서 걸어서 시장으로 오면 된다. 빈 자리에 주차를 하고 장이 들어선 뒷골목으로 갔다. 골목 입구에는 예쁜 꽃무늬 이불과 베게가 진열되어 있었다. 이곳에선 시골 할머니댁에 있는 빈티지한 이불들을 볼 수 있다. 디자인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 고르는 재미가 있다.

시장 안쪽에는 과일과 채소, 옷가지, 양말, 항아리, 뻥튀기 등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있었다. 알록달록한 천막이 쳐 있어 눈이 즐겁다. 현지 농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확실히 마트보다 조금씩 가격이 저렴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핫도그는 반죽을 잔뜩 묻혀 퉁퉁하게 튀겨냈다. 초등학생 조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갓 쪄낸 순대를 샀다. 1인분 5천원인데 양이 꽤 많았다. (경동시장 만큼은 아니지만) 약간 매콤한 것이 보들보들해 맛있었다.

굳이 서석장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기엔 규모가 작지만,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많기에 여러 장소를 함께 묶어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서석 오일장 (매월 4,9,14,19,24,29일)
위치: 강원 홍천군 서석면 구룡령로 2534 (또는 네이게이션 ‘서석하나로마트’)
주차: 메인 도로 양 옆(빈 곳에 주차)

서석 오일장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

홍천미약골 테마공원

원조 생곡막국수 홍천본점

서석 시장 안 다른 세상, 고트빈 카페

고트빈카페

서석 오일장을 둘러보고 카페에 들렀다. 메인 도로를 기준으로 시장 왼쪽 끝에 위치한 ‘고트빈’이라는 이름의 카페였다. 북적이고 시끄러운 음악이 들리는 바깥과 달리 카페 안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울렸다. 카페 안과 밖은 마치 다른세상 같았다.

고트빈 카페는 1959년에 지은 집을 개조해 만들었다고 한다. 카페 내부의 인테리어는 기존의 지붕과 나무 기둥을 살려 전통적인 느낌이 났다. 목재와 현대식 소파가 섞여있는데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음악을 들으며 차분하게 쉬어가기 좋은 곳이었다.

P20240419 105947539 FB17A9E7 4A89 4641 B32F F6F6444B79AC

고트빈은 카페와 서점을 겸한 곳이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책은 정가로 판매하는 책과, 균일가 4,000원에 판매하는 책들이 있었다. 정가로 판매하는 책은 실제 서점과 연계하여 판매하는 것이고, 균일가로 판매하는 책들(새책 & 헌책)의 판매 수익은 전액 기부된다고 한다. 카페 내부에 서 그림과 작품 전시도 하고 비정기적으로 음악회도 열린다고 한다. 지역과 상생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음료외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는 쌀가루로 만든 호두과자다. 호두많이, 팥많이로 직접 구워 매우 인기있는 간식이라고 한다. 맛보고 싶었지만 시장에서 도너츠를 잔뜩 산 터라 다음번을 기약했다.

쌍화차는 5,000원으로 다른 곳에 비해 저렴했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마시니 왠지 우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워낙 시골이고 낮이라 그런지 손님이 우리뿐이었다. 자연스럽게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은퇴 후, 2년전쯤 이곳에 정착하셨다고 한다. 사장님은 꽤 오랫동안 섹소폰 연주를 배우셨다고 했다. 우리에겐 나이 들어서도 즐길 수 있는 나만의 특기를 꼭 만들라고 조언을 해 주셨다.

P20240419 110226466 2926445E 6EF1 487D A781 3B90DF395208

잠깐 앉아있는다는게 사장님과 대화가 재미있어서 듣다보니 시간이 꽤 흘렀다. 알고보니 사장님의 딸이 유명 배우였다. 연기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카페에는 딸에 대한 어떤 자료도 없어서 추측이 안 되었다. 싸인이라도 걸어두시라고 했더니 굳이 알리고 싶지 않고, 딸을 내세우고 싶지 않으셔서 그렇게 한다고 하셨다.

차분하게 클래식을 들으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나갈 때마다 들르게 될 듯한 공간이었다.

고트빈 카페 인스타그램
주소: 강원 홍천군 서석면 풍암장터2길 49-21
영업시간: 화~일 10:00-22:00 / 매주 월요일 휴무( 4,9일 장날은 영업)
*카페 & 서점 (일반 책 & 헌책 판매) / 클래식 음악, 비정기 연주회 / 전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