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아이와 가볼만한 곳 _ 송파 책박물관 관람후기 / 주차 정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 책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송파 책박물관은 전국 최초의 공립 박물관입니다. 다양한 독서 공간과 어린이 책 체험 전시실은 물론이고 상설전시장과 기획전시장을 갖춘 곳입니다. 독서 공간과 전시 관람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송파 책박물관 위치와 진행중인 전시, 주차 등 자세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송파 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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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좀 흐렸던 날, 송파 책박물관에 갔다. 주차장이 꽤 넓은데 차가 많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주차를 했다. 야외 주차장이라서 건물 앞에 주차장과 함께 잔디 마당도 있었다. 건물 외관은 회색빛으로 책 내지 한 장 한장이 겹겹이 쌓인 느낌이 들었다. 그와 대비되게 박물관 이름은 아기자기 귀여운 서체로 쓰여있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디자인한 것 같다.

건물 내부는 1층 입구를 기준으로 정면에 현재 전시중인 인쇄, 시대의 기억을 품다 광고가 크게 보였다. 왼쪽에는 큐레이팅된 책과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오른쪽에는 안내데스크와 카페가 있었다. 나는 전시를 볼 목적으로 방문했기에 전시관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왼쪽에 엘리베이터가 보여서 타려다가 오른쪽에 마련된 독서 공간을 보고 그쪽으로 먼저 갔다.

송파 책박물관

1층부터 2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의자와 공간들이 꽤 넓게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책도 양 쪽과 위에 있어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하루종일 머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아이와 책을 읽을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들도 있어서 책을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그 대열에 끼고 싶었지만, 우선 전시관람에 집중하기로 했다. 독서공간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니 2층까지 연결되어서 엘리베이터를 탈 필요가 없었다. 2층에서 독서 공간을 지나 왼쪽으로 꺾으면 패드로 글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곳곳이 정말 짜임새 있게 잘 설계되어 있었다.

송파 책박물관
위치: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37길 77 (8호선 송파역 4번 출구 도보 15분 / 9호선 석촌역 6번 출구 도보 15분)
관람일: 화~일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0:00-18:00
관람료: 무료
도슨트: 화~일 14:00 상설전시장 앞에서 시작
휴대용 오디오 가이드 무료 대여 가능 *신분증 필요

기획전시 _ 인쇄, 시대의 기억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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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시대의 기억을 품다’ 전시는 송파 책박물관의 기획 전시다. 인쇄의 역사와 인쇄술이 발전하면서 책이 보급되고, 우리의 삶과 생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까지 아우른다. 단순히 인쇄기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호기심에서 보게되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깊고, 감명깊은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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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초반에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 금속활자 인쇄를 하는 영상이 나오는데 꽤 흥미로웠다. 금속에 활자 하나하나를 새기고, 내용에 맞게 끼우고, 틀어지지않게 고정하고, 한 장 한 장 찍어내는 정성이라니. 책 한 권을 만들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갔을 지, 상상이 안 갔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마음에 드는책을 마음껏 고를 수 있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것인지 새삼 놀라웠다.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의 생활은 솔직히 드라마에서 보았어도 잘 상상이 안 되었다. 당시의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 모든 글자를 일일이 손으로 옮겨쓰는 필사였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걸릴뿐더러 옮겨쓰면서 글자가 원본과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고하는데 어쩌면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유니크한 책이었을 것 같기도 하다.

목판 인쇄와 금속활자 인쇄가 발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인쇄와 책이 보급되었다. 조선 왕조에서는 유교 경전이나 의례서 등을 전국에 보급하기 위해 중앙 관서에서 다양한 책을 소량 제작해 지방 각지로 보내고, 인쇄된 활자본을 바탕으로 각 지방에서 다시 찍어 배포하였다고 한다. 인쇄술은 단순히 책을 찍어내는 기술일 뿐 아니라 나라의 교육에도 영향을 끼쳤다.

전시관 중간에 목판으로 능화문 책갈피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도 있었다. 나무로 제작된 능화판 위에 종이를 얹고 밀돌을 세게 밀면 종이에 문양이 새겨졌다. 생각보다 종이가 두꺼워 돌로 밀어도 잘 밀어지지 않았다. 문양이 나오려면 힘을 들여서 꽤 세게 밀어야 한다. 만들어진 작은 책갈피에 리본을 달아 가져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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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근대화 이후, 근대 인쇄술 발달하면서 현재 처럼 서적 다량 출판이 가능해졌다. 서적 다량 출판이 가능하게 된 것은 일반 서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교육과 더불어 농업 생산량 증가로도 이어진다. 서양의 농사법을 습득해 내용을 정리한 책, 농정신편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1950년 전쟁을 겪으며 인쇄 업계에도 위기에 처하는데, 인쇄 시설이 열악함과 더불어 인쇄에 필요한 물자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쇄 용지가 부족했다.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 교과서를 인쇄해 교육을 이어 나갔다고 한다. 단순히 인쇄의 문제가 아니라 책과 출판, 국가의 교육 수준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아무리 디지털이 발전하고 뛰어나도 개인적으로는 종이 책이 좋다. 특유의 종이 냄새도 좋고 만지는 촉감도 좋고 글자를 하나하나 읽어내며 넘기는 뿌듯함은 디지털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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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역사와 교육, 사회적인 의미까지 알 수 있는 전시여서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방문해도 충분한 교육자료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무료 전시라니 꼭 관람해보길 추천한다.

송파 책박물관 기획전시 ‘인쇄, 시대의 기억을 품다’
전시기간: 2024. 1. 31 ~ 8. 31
장소: 송파 책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관람료: 무료

상설전시 _ 책을 펼치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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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 ‘책을 펼치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다’는 향유, 소통, 창조 총 3개 파트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었다. 각 파트는 전시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기에 순서대로 따라가며 관람하면 된다. 입장하면 입구에서 ‘책은 우리에게 무엇일까요?’라는 질문과 영상이 나오는데, 각자 나에게 책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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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코너를 지나가면 첫 번째 파트인, 조선시대 독서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 나온다. 당시의 장서가, 독서 환경, 수진본등을 볼 수 있었다. 이 파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전기수라는 직업 소개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전기수’는 저잣거리에서 돈을 받고 소설을 읽어주는 사람이다. 사극에서 많이 보았던 직업인데 ‘전기수’라는 단어는 낯설었다.

전시관 한 부분에 전기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영상과 헤드셋이 준비되어 있었다. 원하는 소설을 고르고 들어볼 수 있는데 성우의 목소리가 꽤 생생하고 흥미를 끌었다. 조선 선비들이 사용했던 글읽은 횟수를 접어 세는 판도 전시되어 있는데, 책을 여러번 읽고 이해하려는 선비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송파 책박물관

두번째 파트에서는 1~3 세대별 독서문화와 당시의 베스트 셀러가 진열되어 있었다. 세대가 연도로 나뉘어있는데, 베스트셀러 리스트들을 보며 나는 어디쯤 속해있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각 세대별 아이의 방과 유명 작가들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었다.

상설 전시관에서도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활판안쇄다. 정해진 두 개의 시 문구 중 하나를 골라 직접 활판 인쇄기계에 종이를 넣고 찍어볼 수 있다. 인쇄된 종이는 책갈피로 쓸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 파트에는 ‘책을 만드는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는데 출판편집자의 방, 출판 기획자의 방, 출판 디자이너의 방으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출판업의 일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송파 책박물관

송파 책박물관은 책과 인쇄에 관한 알찬 전시를 무료로 보고, 책도 읽고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책을 좋아하고 출판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주차 정보

주차료: 최초 30분 무료, 이후 5분 150원 (1시간 1,800원) *카드 결제만 가능
주차요금 감면: 있음 (상세 대상은 송파책박물관 홈페이지 참조)

송파 책박물관 근처 설렁탕 맛집

남양주 아이와 가볼만한 곳 _ 남양주 시립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