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후기(feat. 뇌과학자 정재승)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茶談)은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차, 이야기, 우리 음악으로 행복한 시간’이라는 부제를 가졌다. 전통 음악 연주와 매달 다른 강연자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교양프로그램이다. 이번 강연은 정재승 뇌과학자였다. 국악은 지루할 것 같았지만 강연과 국악이 섞여 의외의 즐거움이 있었다.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공연 당일 10시 50분쯤 도착해 국립국악원 주차장에 주차했다. 관람객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공연 중 사진촬영은 불가하다. 공연이 끝난 후 사진찍을 수 있는 시간 공지를 해 준다.

정각 11시, 다담지기 황수경 아나운서가 등장했다. 열린음악회에서 자주 뵙던 분인데 호리호리하고 우아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한 후, 강연자 정재승 교수님이 입장했다. 공연은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공연과 정재승 교수님의 토크가 번갈아가며 진행되었다.

국립 국악원 연주단의 ‘나와 국악의 연결 고리’

공연1. 창작악단의 ‘숙훌별곡’ 연주
‘숙훌별곡’은 창작곡으로 영어’스쿨’을 한국식으로 바꿔 ‘숙훌’이라고 표현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악기 피리와 대금, 해금과 거문고, 가야금, 양금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곡 안에 익히 알고있는 ‘학교종’을 삽입해 귀를 쫑긋하며 찾는 재미가 있었다.

공연2. 정악단의 ‘북두칠성’ 연주와 노래
조선시대 선비들이 풍류방에서 즐기던 전문가의 노래다. 가사가 들릴듯 말듯한 창법이 독특했다.

공연3. 민속악단의 ‘사물놀이’
꽹과리, 북, 장구, 징 네 명의 연주자가 신명나게 연주했다. 초반에 연주가 쉬운 악기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연주 아닌가’하고 보다가 후반부로 갈 수록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각 연주자들은 신기할 정도로 몰입해 있었다. 마치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악기와 혼연일체가 된 듯한 모습이었다.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정재승 뇌과학자의 강연 ‘뇌와 음악의 연결 고리’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은 사실 강연이라기보다는 담소에 가까웠다. 다담지기와 강연자가 토크를 주고 받는 형식이었다. 일방적인 강연보다 편안했다. 음악을 들을 때 뇌의 전 영역을 사용하게 된다고 한다. 마치 마약이 뇌를 자극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음악은 ‘건전한 중독’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정재승 뇌과학자는 질문에 답하면서 음악과 뇌의 연결 고리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음악을 들으며 일하거나 공부하면 집중이 더 잘 될까?
음악을 들으며 일이나 공부를 하면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기 어렵다.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들으면 효율이 70%,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으면 50%로 떨어진다. 집중이 필요할 때는 음악없이 하고 대신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익숙한 음악이 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의 뇌는 음악을 듣는 중에도 끊임없이 다음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뇌는 예측할 수 없어야 신선함을 느끼고 즐거움까지 이어진다. 익숙해진 음악은 예측이 쉽기때문에 즐거움도 덜 해진다.

치매 환자에게 음악이 도움이 될까? 이유는?
음악을 듣는동안 치매 환자의 뇌도 많은 부분이 활성화된다. 음악이나 산책,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의 전 영역이 활성화되어 증세가 경감될 수 있다.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정재승 뇌과학자의 강연 ‘뇌를 활성화 시키는 법’

작곡이나 연주를 하는 뇌에서는 일명 ‘불꽃놀이’가 일어난다.
과거의 경험이나 음의 연결을 생각하며 뇌의 전 영역이 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뇌분석 작업으로 직업 유추가 가능한 유일한 직업이 연주가다. 연주가는 수없이 연습하고 리듬감을 익히기 때문에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사용한다. 일반인들과 뇌의 사용 영역이 다르며 뇌와 뇌를 연결하는 부분이 일반인들보다 두껍다.

음악을 듣는 것은 뇌를 활성화 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뇌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일을 안 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뇌는 쓰면 쓸 수록 좋다. 뇌를 많이 쓰려면 내가 반응하는 일을 최대한 많이 해야한다. 그 중 가장 쉬운 예가 음악감상이다.

밀실과 광장의 의미
우리의 뇌에는 밀실과 광장이 필요하다. 쉽게 표현하면 몰입과 이완이라고 할 수 있다. 몰입할 때는 충분히 몰입하고 이외의 시간에는 충분히 마음을 거닐면서 우연한 발견을 하는 것이다.

좋은 의사 결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결정해서 잘 안된 것에 대한 후회만 생각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하지 않아서 못 잡은 기회’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시도하라. 확신이 70%만 들더라도 일단 시도해야한다. Z세대의 특징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사전조사를 꼼꼼히 하는 것이다. 정재승 뇌과학자는 계획 완수에 집착하지 말라고 한다. 실패하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부분에서 뇌가 번쩍 뜨이는 듯 했다.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茶談) 관람 총평

국악 공연이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의심은 기우였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의 결과랄까. 공연이 끝나고 나눠주는 떡과 과일차도 맛있게 먹었다.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예약 정보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공연 전달 마지막주 수요일부터 예매 가능하다. 원가는 좌석당 2만원이다. ‘문화가 있는 날 할인’으로 30%할인 된 가격 1만 4천 원에 예매 가능하다. 자리 경쟁이 치열하기에 강연자가 마음에 든 다면 일찍 예매하는 것이 좋다.

공연 일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
장소: 국립국악원 우면당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364)
예약: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참가비: 1만 4천 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의 날 30% 할인 적용)
*주차비 무료 / 다담 강연 종료 후 퇴장시 과일차 티백과 꽃설기 떡 제공


국립국악원 교양프로그램 다담 다음 강연 정보
2023. 7. 26 : 이지영 강사 “입시 없는 세상을 꿈꾸는 너희들에게”
2023. 8. 30 : 김창기전문의 “삶을 치유하는 노래의 힘”
2023. 9. 27 : 유진경소목장 “전통 목가구에 담긴 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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