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원도 양구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양구수목원에서 시작해 양구오일장을 둘러보고 백종원도 다녀간 파로호육개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에는 박수근미술관을 관람하고 진광상회라는 이름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양구 가볼만한곳 자세한 일정과 각 스폿별 상세 정보를 소개한다.
당일치기 여행 양구 가볼만한곳 _ 양구수목원 파로호육개장 양구5일장 박수근미술관 진광상회 카페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양구수목원
양구수목원은 2004년 6월 설립된 수목원으로 북방계식물 및 강원도 토종식물을 전시, 보존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강원도의 최북단 해발 400m 이상 고지의 대암산 중턱에 위치해 북방계식물을 생태적으로 보존, 전시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서울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해 두 시간 만에 도착했다. 수목원 주차장 진입 전, 차량에서 입장료를 냈다. 일반 기준 1인 입장료는 6천 원으로 3천 원은 양구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준다. 게이트를 지나자마자 주차장이 보이는데 여기에 주차하지 말고 조금 더 올라가면 수목원 시작점과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우리는 주차장 위치를 모르고 초입 주차장에 주차한 후, 수목원 입구까지 5분 정도 걸어 올라갔다. 입장권 구입 시 받은 종이 팔찌를 찼다. 수목원 입구에 직원분들이 계셨는데 반가워하시면서 수목원 설명을 해주셨다. 숲해설사님이 수목원 규모와 각각 산책로와 관람할 곳 위치를 상세히 알려주어서 수목원의 여러 코스가 빠르게 파악되었다. 볼거리가 꽤 많고 코스가 넓어서 차근차근 둘러보는데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귀여운 요정과 바람개비가 있는 길을 따라 출발했다. 5분쯤 걸으니 놀이터와 피크닉광장이 나왔다. 놀이터는 미끄럼틀과 그네, 트램펄린 등 다양한 기구들이 깔끔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피크닉 장소에는 숲 사이로 데크가 설치되어있어 아이들과 도시락을 싸 소풍가기 딱 좋은 장소였다.
조금 더 올라가면 초롱다리가 나온다. 초롱다리를 기점으로 나무데크를 따라 비밀의 숲과 명상 숲길로 이어진다. 산 등성을 따라 오르게 되는데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그늘이라 걸을만했다. 숲을 따라 걸으며 여러 중류의 야생화와 벌, 나비도 관찰할 수 있었다. 양쪽이 소나무로 이어진 소나무길 아래에는 해먹과 그물이 설치되어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해보였다.
데크를 따라 걷다가 습지원 쪽으로 내려왔다. 이곳에 양구수목원의 즐길거리 스폿이 있다. 바로 사계절썰매체험장이다. 겨울에는 눈썰매장으로, 여름에는 잔디썰매장으로 운영된다. 수목원 입장료에 썰매장 이용료가 포함되어 있어 추가 비용없이 이용 가능하다. 잔디썰매장 착지점에는 작은 수영풀이 있어 물 속으로 착지하게 된다. 샤워장과 탈의실도 꽤 깔끔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아이들과 방문하면 놀이터와 피크닉존, 다양한 생태 공부와 썰매까지 즐길 수 있겠다.
썰매장과 전망대를 지나 내려오면 목재문화체험관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예약 후 다양한 목재 작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양구수목원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DMZ야생동물생태관이다. 이곳에서는 실제 DMZ 지역에 살고 있는 야생 동물들의 박제와 사진, 영상 자료들을 볼 수 있었다. 박제된 동물들이 생각보다 거대하고 사실적이어서 놀라웠다. 거북이와 뱀 등 일부 동물들은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DMZ에는 멸종위기종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생태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양구수목원
주소: 강원 양구군 동면 숨골로 310번길 131
관람시간: 화~일 09:00-18: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입장료: 일반 6,000원 (3,000원은 양구 상품권으로 환급)
사계절 썰매체험장 이용
-이용시간: 10:00-12:00 / 13:30-17:00
-초등학생 이상, 키 120cm 이상
파로호육개장으로 알려진, 파로호국밥
파로호육개장이라고 알려진 파로호국밥은 백종원의 ‘님아 그 시장을 가오’에 소개된 맛집이기도 하다. 양구에 가면 꼭 들러보리라 찜해두었던 곳이다. 핑크색으로 칠해진 1층 건물이라 눈에 확 띄었다. 워낙 유명해서 대기가 있을지 몰라 긴장했다. 평일 12시 15분쯤 가게 앞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빈 테이블이 두개 있었다. 바로 입장했다. 가게가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주차는 근처 공영주차장에 해야한다. 공영주차장은 근처에 여러 곳이 있었고 비용을 받는곳도 있고 무료인 곳도 있었다.
이 곳의 음식 메뉴는 단 하나, 육개장 뿐이다. 육개장 2인분을 주문하고 가게를 둘러보았다. 매장 한 쪽이 주방이고 나머지는 식사 테이블 공간으로 한번에 스무 명 정도 식사가 가능한 규모였다. 반찬과 공깃밥이 먼저 나왔다. 반찬은 김과 김치, 메추리알이었다. 이어서 뚝배기에 담긴 육개장이 나왔다. 양이 엄청 푸짐해서 놀랐다. 어마어마한 양의 숙주가 안에 들어있고 위에는 고사리와 고기, 푼 계란이 올려져 있었다. 정말 양이 안 줄어들 정도로 숙주가 계속 나왔다. 국물은 살짝 매콤하면서 후추 향이 강하게 났다.
가성비 좋고 맛있고 배부른 한 끼였다.
파로호국밥
주소: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사명길 107
영업시간: 월~토 10:00-18:00 / 매주 일요일 휴무
메뉴와 가격: 육개장 9,000원
*주차: 가게 앞은 공간이 없으니 근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도보 3~5분 거리에 여러 곳이 있고 대부분 무료다.
0,5일마다 열리는 양구오일장
양구오일장은 날짜가 0,5로 끝나는 날마다 열린다. 마침 여행간 날이 20일이어서 장날이었다. 소화시킬겸 구경하기로 했다. 파로호국밥에서 도보로 10분도 안 걸렸다. 양구오일장은 양구시장 앞 양구5일장터에서 열린다. 방문한 날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장 규모가 평소 장날보다 작은 것 같았다. 유명하다고 하는 빨간색 장떡은 내 앞에 선 사람이 20장을 사가는 바람에 동났다. 더워서 기다릴 수가 없어 맛보지 못했다.
시골 장터라 밭에서 따 온 호박, 오이, 가지 등 채소가 양이 많고 가격도 저렴했다. 날이 선선해지면 천천히 구경하며 둘러보기 좋을 듯 했다. 간식으로 로고케와 찹쌀 도넛을 샀다.
양구오일장
장소: 양구5일장터
운영일: 매 0,5로 끝나는 날
*채소 및 농산물 가격 저렴, 먹거리: 고로케 & 도넛츠, 장떡
박수근미술관, 박수근 탄생 110주년 기념 소장품 특별전 _ 박수근: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
박수근은 1914년 양구 출신의 화가로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해 자신만의 화풍을 구축한 화가다. 독특한 화법과 소재의 그림으로 근현대기 중요한 화가로 인정받고 있다. 양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로 평가되기도 하는데 양구 시내 한복판에도 박수근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은 정림리아트로드로도 불리는데 이 곳에는 박수근기념전시관 외에도 박수근 파빌리온, 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정림공원, 갤러리하우스 등 다양한 예술 공간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박수근: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 전시는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내 박수근기념전시관에서 진행된다. 박수근기념전시관은 이종호건축가가 설계했는데 둥근 원 형태로 화강암으로 쌓아 올렸다. 소재를 화강암으로 한 이유는 박수근 작가가 그림에 주로 사용했던 마티에르 기법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술관 안에서 큰 통창으로 미술관 마당과 자연, 하늘이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매표소에서 6,000원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하면 3,000원은 양구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티켓 구입 후 전시 관람을 하려는데 큐레이터님이 작품 설명을 해주신다고 하셨다. 작가의 이력과 함께 주요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혼자 볼 때보다 작가가 입체감 있게 다가왔다. 박수근 작가는 50~60년대, 자신의 주변의 인물들과 주위 풍경을 주요 소재로 그렸다. 책에서 보았던, 아이를 업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그린 그림의 주인공은 실제 화백의 큰 딸과 막내 동생이라고 한다. 여러 그림을 통해 전쟁 후, 소박하지만 정겨웠던 그때의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작품 설명을 들은 후에는 천천히 작품들을 다시 둘러보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굴비’였다. 박수근화백의 전성기였던 1962년에 그려진 작품으로 그림에 얽힌 스토리가 흥미로웠다. 1950년 한국 최초의 화랑에서 근무했던 핸 갤러리현대의 박명자 회장에게 박수근 화백이 선물한 작품이다. 박명자 회장의 결혼 1년 전에 박수근 화백은 작고하였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혼식날, 화백의 부인 김복순 여사가 가져왔다고 한다.
박수근미술관이 개관하면서 박수근화백을 존경했던 박명자회장이 기증하였다고 한다. 그림을 처음 선물받았을 당시 그림 가격은 2천원정도였으나 기증 당시 가격은 2억이 넘었다고 한다. 사후에도 약속을 지킨 박수근 화백도, 고가의 그림을 기증한 박명자 회장도 비범하게 느껴졌다.
전시 관람 후 박수근 공원을 걸었다. 공원 곳곳에서 화백의 얼굴을 형상화 한 작품도 있고 그림으로 보았던 작품을 재현해 놓은 석상도 볼 수 있었다. 미술관과 자연이 어우러진 산책하기 좋은, 평화로운 공간이었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주소: 강원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영업시간: 화~일 10:00-18: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관람료: 성인 일반 6,000원 (3,000원 양구사랑상품권 환급)
*무료 주차
현재 진행중인 전시: <박수근: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 2024.3.29 – 2025.3.9
시골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진광상회카페
진광상회 카페는 부모님이 하시던 구멍가게를 리모델링 해 딸이 운영하는 양구 카페다. 박수근미술관에서는 차로 6분 거리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해있었다. 단층으로 된 한옥으로 테이블 세개 정도의 작은 매장과 마당에 야외석 세 개 정도가 있었다. 매장이 통유리로 되어있어 깔끔하고 화분과 다양한 소품이 놓여 아기자기한 분위기였다.
카페 앞에 주차를 하고 들어갔는데 손님만 있었다. 카페 사장님은 잠시 외출 중이나 곧 돌아올테니 조금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우리에게 기다리라고 말한 손님들은 곧 자리를 떠났다. 다음 일정이 없어서 여유롭게 카페 내외를 둘러보며 기다렸다. 소품들도 귀엽고 야외 공간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구석구석 손이 많이 간 티가 났다.
15분 쯤 기다린 후에 카페 사장님이 오셨다. 아버님을 모시고 시내에 다녀오신듯 했다. 기존 주택과 수퍼를 개조했기에 집이 카페와 ㄱ자 형태로 이어져 있었다.
진광상회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커피, 스무디, 차 등 다양한 음료와 와플도 있다. 먼저 있다 가신 손님들이 와플도 무척 맛있다고 알려주었는데 육개장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배가 많이 부른 상태였다. 시즌 메뉴인 양구 딸기라떼와 양구 딸기에이드를 주문했다.
진광상회 로고가 새겨진 투명한 잔에 음료가 나왔다. 양구 딸기에이드는 무척 새콤달콤 시원한 맛이었다. 시골 정취를 느끼며 시원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진광상회카페
주소: 강원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구암리길34번길 7
영업시간: 월~수, 금~일 11:00-16:30 / 매주 목요일 정기휴무
메뉴와 가격: 양구 딸기에이드 6,000원 / 양구 딸기라떼 6,000원
*카페에서 양구수목원(3,000원/인)과 박수근미술관(3,000원/인)에서 환급받은 양구 상품권(12,000원)을 사용했다.